상큼한 아침,
수풀 사이로 빛 경계를 만들며 신비롭게 다가오는 하루의 시작,
창문 커텐에 부서지는 눈부신 햇살,
기지개를 켜면서 느끼는 휴식과 일상 사이의 공간에 붕 떠있는 기분.
마치 하지 않으면 안될 당위라도 있는 듯 커텐을 제치고 햇살을 룸 안으로 끌어 들입니다.
-----------------------------------------------------------------------------------
만다파 리츠칼튼 리저브(Mandapa a Ritz Carlton Reserve)의 스위트 객실동은 이런 외관을 갖고 있습니다.
호텔의 객실 형태는 일반 객실과 풀 빌라로 나뉘며,
모두 스위트인 일반 객실은, 리저브 스위트(25실)와 만다파 스위트(10실)로 구분됩니다.
우선, 제가 묵었던 리저브 스위트 객실을 살펴 보겠습니다.
엘리베이터를 내리면 객실동의 횡간 복도가 나타납니다.
532 호, 우붓에 있는 동안 제 보금자리가 될 곳입니다.
역시 예술의 고장, 우붓 답게 객실 출입문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 동안 단순히 개폐와 단절 기능에만 충실한 출입문을 무덤덤하게 접했다보니,
조각된 문양 하나로도 감성이 촉촉해 집니다.
한켠에는 비오는 날을 대비하여 우산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객실 안으로 들어와서 출입구 쪽을 바라본 모습으로,
끝부분 오른쪽으로 출입문, 통로 양쪽에 트인 곳의 오른쪽은 워크인 클로짓(Walk-in closet), 왼쪽은 거실이며,
뒷쪽은 욕실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거실 공간에서 바라보면,
중앙 벽면에 배치된 책상의 오른쪽 문으로는 욕실 공간이, 왼쪽 통로 사이로는 고동색을 띈 객실 출입문이 조금 보입니다.
개인 버틀러인 레이는 체크인 수속과 룸에 대한 설명을 해준 후,
필요하면 24시간 언제라도 부담없이 콜하라며 명함을 남기곤 자리를 떴습니다.
책상 위에는 벗어둔, 웰컴 파빌리온에서 환영한다며 목에 걸어준 프란지파니 꽃목걸이가 보입니다.
리저브 스위트 객실의 면적은 100㎡(30.3평) 입니다.
침실과 거실은 따로 독립된 공간으로 구분하지 않고 같은 공간에 구성하였으며,
진갈색의 목재로 장식한 모습만으로도 우붓 색채가 진하게 느껴집니다.
광각렌즈를 사용한 사진이라 원근감이 조금 과장되어 보이지만, 실제로 봐도 객실은 넓습니다.
침실 모습으로,
두툼한 쿠션과 정갈한 베개가 침대를 무척이나 편안하게 보이도록 한 몫을 합니다.
잔잔한 고요가 룸으로 살며시 들어와 있습니다.
침대 왼쪽 탁자위에는 전화기와 메모지와 펜이 비치되어 있으며, 전화기 위에는 담당 버틀러 명함이 놓여 있습니다
침대쪽 면에 메인 스위치가 있어서 객실내 조명을 누워서도 조절이 가능하며,
반대쪽 테이블에도 똑같은 스위치가 있습니다.
침대 오른쪽 탁자에 놓여있는 고전적인 아날로그 시계가 처음에는 생경스러웠지만.
살펴보니 티볼리(Tivoli) 클락 오디오 Model 3 제품으로,
객실에 녹아드는 소품으로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블루투스 스피커 기능이 내장되어 음원을 폰에 담아가면 연결하여 들을 수 있으며,
보기보다 음질과 기능이 좋은 제품으로 국내서 구입하려면 50만원 정도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좋은 곳에 와서 알람을 설정할 일은 없겠지요.^^
객실 미니바가 발리틱한 가구안에 들어 있습니다.
가구 위쪽에는 아이스박스가 보이며,
상단 왼쪽에 일리 프란시스 커피머신과 커피포트와 찻잔, 닫혀 있는 오른쪽에는 냉장고가 있는데,
냉장고 위치를 높게하여 허리를 굽히지 않도록 한 배려가 읽혀 집니다.
이런 조처는 비품의 기능과 디자인 보다 고객이 우선한다는 시그널로써의 역할이 훨씬 큽니다.
그러나, 냉장고를 비치한 가구의 문이 고장나 있었는데도, 그대로 두었던 점은 이해불가이더군요.
분명 냉장고 내용물 확인을 위해서 열어봤을텐데..
그 아래 서랍에는 스낵과 견과류가 보입니다.
만약 객실에서 오붓하게 한잔할 생각이고, 비치된 품목 외의 안주가 필요하다면,
호텔 주변에는 인가나 마을이 없으니, 호텔로 오기전에 미리 준비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맨 아래 서랍에는 와인, 샴페인, 위스키, 온더락 등 각 주종별 잔 2세트와 오프너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침실과 거실 중간에 있는 책상으로,
여느 호텔과 마찬가지로 호텔과 부대시설 이용 메뉴얼이 놓여 있습니다.
카메라 렌즈 케이스가 마치 도시락 통처럼 보입니다.^^
바닥은 옅은 베이지톤의 대리석을 사용하여, 진갈색 목재로 마감한 벽면과의 균형을 맞추었으며,
거실 공간에는 올 굵은 카펫을 깔아 시각적으로 변화를 주었습니다.
특별한 장식없이도 객실에는 우아함이 묻어 납니다.
침대 맞은편의 거실 모습입니다.
예술의 고장, 우붓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벽면을 장식했으며,
그 아래로 데이베드와 테이블로 휴식공간을 배치했습니다.
거실 공간을 비춰주는 샹들리에는 놀랍게도 자개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발리에서도 옛부터 자개를 전통공예 소재로 사용했었다는 사실이,
자개를 사용하는 나전공예는 동북아에서만 성행하는줄 알았던 무지에 지식을 더해 줍니다.
데이베드 왼쪽 탁자의 화병에는 프란지파니 꽃의 싱그러운 향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플로메리아(Plumeria)로도 알려진 이 꽃은,
콜럼부스가 신대륙을 찾아 항해하던 시절, 메르쿠티오 프란지파니(Mercutio Frangipani)라는 로마 귀족이 동행하였는데,
식물에 관심이 유별났던 그는 항해 중,
과테말라 안티과(Antigua) 해안에서 플루메리아 알바(Plumeria alba)라는 꽃을 발견하였고,
이 꽃을 재료로 새로운 향수를 만든 후, 자신의 이름을 따 프란지파니라고 명명했다는 유래를 갖고 있습니다.
데이베드 오른쪽 탁자에는 전화기가 놓여 있습니다.
탁자 상판도 샹들리에처럼 자개로 마감을 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소품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거실 테이블에는 웰컴 과일이 아주 특이한 용기에 세팅되어 있었는데,
드래곤 푸르츠, 스네이크 푸르츠, 용안 등 열대 과일들이 종류별로 준비되었으며,
특히, 절기상으로 수확기가 지난 시기라 나름 귀한(?) 과일인 망고스틴이 보여서 무척이나 반갑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