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인의 성지, 병든 몸을 고치기 위해 이들이 찾는 곳은
임요희 기자 승인 2017.01.06 16:39
띠르따 엠뿔 사원은 으리으리하지는 않지만, 천년 역사를 간직한 유적지로 발리 내륙을 여행할 경우 빼먹고 가면 아까운 곳이다. 사진/ 클럽발리 |
[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올봄 허니문을 앞두고 인도네시아 발리가 여행지 검색 순위 상위권에 랭크 중이다. 발리는 아름다운 인도양과 푸른 숲을 자원으로 가진 열대 섬으로 고급 리조트 휴양, 도시 투어 등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우붓 위쪽 발리 기안야르 지역, 띠르따 엠뿔(Tirta Empul) 사원은 으리으리하지는 않지만, 천년 역사를 간직한 유적지로 발리 내륙을 여행할 경우 빼먹고 가면 아까운 곳이다. 땀빡시링(Tampak siring) 마을에 위치하고 있어 땀빡시링 사원이라고도 불리는 띠르따 엠뿔은 ‘성스러운 샘’이라는 뜻으로 고대 힌두교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땀빡시링 사원이라고도 불리는 띠르따 엠뿔은 ‘성스러운 샘’이라는 뜻으로 고대 힌두교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사진/ 클럽발리 |
먼 옛날 발리 바뚜르 호수 위쪽에 마왕 마야데나와(Mayadenawa)가 살았는데 수시로 마을 주민을 괴롭혔다고 한다. 이에 한 힌두교 승려가 신에게 주민을 구해 주십사 기도를 올렸고 인드라(Indra) 신이 군대를 이끌고 마을로 내려오게 된다.
마왕은 인드라 신과의 싸움에서 형세가 불리해지자 신의 군대가 잠든 틈을 노려 물에 독을 타고 달아나는데 이때 발자국을 남기지 않기 위해 살금살금 옆으로 걸어 도망쳤다고 한다. 이후 그가 지나간 지역을 ‘비스듬한 발자국’이라는 뜻의 ‘땀빡 시링’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발리 사람들은 아직도 띠르따 엠뿔의 성스러운 물이 병든 몸을 낫게 한다고 믿어 이곳에서 기도를 올리고 성수로 몸을 씻는다. 사진/ 클럽발리 |
한편 인드라 신은 독으로 인해 앓아 누운 병사를 치료하기 위해 숲속에 샘물이 솟게 했는데 그 샘이 바로 띠르따 엠뿔이다. 발리 사람들은 아직도 띠르따 엠뿔의 성스러운 물이 병든 몸을 낫게 한다고 믿어 이곳에서 기도를 올리고 성수로 몸을 씻는다.
띠르따 엠뿔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사원 내 ‘To the holy spring’이라는 안내판을 따라 이동해야 한다. 사원 입구에는 커다란 나무가 한 그루 솟아 있는데 발리 사람들은 오래된 브링인(beringin) 나무에 신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 오고 갈 때마다 기도를 올린다.
사원 안으로 들어가기 전, 남녀 관계없이 관리소에서 나누어주는 싸롱을 걸쳐야 한다. 보라색 싸롱은 맨살을 가림으로 힌두신을 존중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원 입구에는 커다란 나무가 한 그루 솟아 있는데 발리 사람들은 오래된 브링인 나무에 신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 오고 갈 때마다 기도를 올린다. 사진/ 클럽발리 |
사원에 입장해서 한참을 걷다 보면 띠르따 엠뿔의 목욕탕이 나타난다. 직사각형의 풀에는 많은 사람들이 물로 몸을 정화하는 의식을 벌이고 있는데 서양인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사원 내에는 목욕탕 외에도 여러 곳의 풀이 있다. 그중 티르따 파베르샨(tirta pabersihan)은 각 가정에서 힌두행사가 있을 때 성수를 담아가는 곳으로 입욕이 금지된다.
띠르따 엠뿔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사원 내 ‘To the holy spring’이라는 안내판을 따라 이동해야 한다. 사진/ 클럽발리 |
티르따 팡겐따스(tirta pangentas)는 죽은 사람의 몸을 씻어주는 성수이며, 티르따 팡글레부란 이피안 알라(tirtha pangleburan ipian ala)는 악몽을 치료하기 위한 성수로 각자 물을 담아가서 각 가정에서 쓰게 된다.
성수로 몸을 정화할 때는 짜낭사리(canang sari)를 바쳐야 한다. 짜낭사리란 코코넛 잎에 꽃, 동전, 밥 등을 넣고 향과 함께 담아두는 일종의 제물을 말한다.
사원에 입장해서 한참을 걷다 보면 띠르따 엠뿔의 목욕탕이 나타난다. 직사각형의 풀에는 많은 사람들이 물로 몸을 정화하는 의식을 벌이고 있는데 서양인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사진/ 클럽발리 |
이 정도면 사원을 다 봤다고 생각하겠지만 진짜가 아직 남았다. 사원 경내를 잘 살펴보면 사람들이 목을 빼고 들여다보고 있는 담벼락이 있다. 담 너머에는 맑은 샘물이 뽀글뽀글 올라오는 아담한 연못이 있는데 바로 이곳이 인드라 신이 만들었다는 샘, 띠르따 엠뿔이다.
이 물이 아래쪽 목욕탕까지 흘러내리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물풀과 이끼가 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못물이 너무나 맑고 투명하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연못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절로 신령한 물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사원을 나서면 기념품숍이 줄지어 서 있다. 워낙 복잡하고 미로처럼 얽혀 있으므로 길을 잃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사진/ 클럽발리 |
사원을 나서면 기념품숍이 줄지어 서 있다. 워낙 복잡하고 미로처럼 얽혀 있으므로 길을 잃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띠르따 앰플을 방문할 때는 인근의 구능 까위(genung kawi), 고아가자(goa gajah, 코끼리 동굴)와 함께 들르면 좋다.
띠르따 엠뿔 입장료는 성인 1만 5000루피아(한화 1300원), 아동 7500루피아(600원)으로 그리 비싸지 않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