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00배 즐기기

제목
발리로 신혼여행을 가야하는 다섯가지 이유
등록일
2006-04-25 00:00:00
조회수
18,239
이름
황금깃털
내용

 

 

그 더웠던 여름이 가고 산들 가을이 코스모스 향으로 온다.

이 설레는 가을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의식, 결혼을 준비하는 선남선녀들은 남들보다 더 충만한 가을을 맞이할 것이다. 행복과 슬픔이 두 줄의 철로처럼 수평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면 지금 딛고 있는 다리가 행복의 선로 위일 때 더 많이 즐거워하고 더 많이 흥겨워하자. 이 가을, 파티를 준비하는 모든 이에게 축복 있기를.

결혼하는 이에게 신혼여행은 거의 필수다. 그리고 그 필수는 부담이 아닌 선택받은 자들의 특권이다. 누군가 신혼여행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라고 말했다면 이 말에 토를 달 자는 많지 않으리라.

다만, 아쉬운 것은, 환상처럼 기다려온 신혼여행이라는 것이 쫒기듯 준비하는 당사자들과 예식장 주례사처럼 판에 박힌 여행사 상품들로 인해 실제 뚜껑을 열고 나면 허무한 통과의례로 결론나 버리는 일부의 현실이다. 그리고 그 현실은 여행자가 자신의 여행지역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에서도 초래된다.

본 기사의 제목을 " 발리로 신혼여행..." 이라고 정한 것은, 다른 모든 지역을 제치고 발리가 신혼여행 최고의 지역이라는 것을 말하려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발리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사람이라면 이 기사를 통해 발리가 어떤 곳인지를 정확히 알 게 됨으로써 더 멋진 여행을 만들었으면 하는 의도이다. 만일 발리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신혼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기사의 의도가 그러하듯 자신이 가고자 하는 여행지의 특성을 먼저 파악할 것을 권한다.

발리를 일컬어 '신들의 고향'이니, '세계 4대 휴양지'니 등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말들은 카피라이터에 의해 사용되는 현란한 수사일 뿐 허니문과 같은 단기 여행자의 몫은 아니다. 단기 여행자가 짧은 시간에 담아오기에는 발리는 너무 넓고 큰 섬이다.

발리는 장기 여행지역이다. 서핑을 즐기는 외국의 젊은이들이 한 달 이상 뽀삐스 거리에 둥지를 틀고 여행을 즐기는 곳이 발리이며, 발리 중부 우붓의 기묘한 문화적 기후에 감염된 여행자가 일정을 늦춰가며 비자가 만료될 때까지 머무는 곳이 발리다. 혹 단기 여행자가 있다면, 그것은 부유한 실버층들이 세계 최고의 리조트에서 호사스러운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이다.

 

 

포시즌 사이안의 수영장에서 휴식을 즐기는 여행자

 

이런 발리의 특성을 제대로 몰랐을 때 여행자는 괌이나 사이판보다 혼탁한 발리의 바다에 실망하고, 태국의 음식처럼 맛깔스럽지 않은 발리의 전통 음식에 고개를 흔들다가, 좁은 거리에서 연출되는 교통지옥을 체험하고는 '발리'를 '빨리' 떠나고 싶다는 생각마저 하게 된다.

그러나 발리의 특성을 미리 알고 있다면, 그리고 며칠의 여행사 일정표에 주어진 자유 시간을 이용해 발리를 내 몸으로 직접 만져보겠다는 적극성만 있다면 그때 발리는 최고의 허니문 지역으로 여행자를 유혹할 것이다. 바로 아래에 이어지는 " 발리로 신혼여행을 가야 하는 5가지 이유" 로 인해.

 

 

 

첫째, 발리에는 세계 최고의 리조트들이 있다.

발리는 어쩌면 더 이상 가난한 인도네시아가 아닐지 모른다. 외국 자본에 의해 완벽하게 점령당한 이 부유한 섬에는 세계 최고의 호텔, 세계 최고의 리조트, 개성 넘치는 부띠끄형 숙소들이 차고도 넘친다. 웬만한 호텔들은 세계 저명한 미디어에 의해 세계 최고의 숙소로 선정된 경력이 있으며 올해 미국의 여행전문잡지 ‘트래블앤레저(Travel+Leisure)’가 선정한  관광관련 ‘베스트 2005(World’s Best Awards 2005)’에서 세계 최고의 호텔은 발리 우붓의 '포시즌 사이안'이 차지했다.

 

 

포시즌 사이안

 

특히 제주의 "중문"이나 경주의 "보문단지"를 연상케 하는 누사두아 쪽에는 '힐튼', '쉐라톤라구나', '웨스틴'등이 포진하고 있고 새로운 고급 호텔 단지로 떠오르는 짐바란 쪽에는 '리츠칼튼'과 '포시즌', '인터컨티넨털'들이 화려한 위용을 자랑한다. 꾸따의 혈기 넘치는 숙소들과 스미냑의 모던한 잠잘 곳들, '콘래드 호텔'을 위시한 탄중 버노아와 사누르의 차분한 리조트들, 친자연적이며 개성 넘치는 숙소가 몰려있는 우붓까지, 발리는 그야말로 호텔과 리조트의 베스트 집결지이다.

허니무너들에게 특히나 숙소의 선정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때, 발리의 숙소들은 새내기 신랑 신부의 기대를 120퍼센트 충족시켜 줄 준비를 이미 마치고 있다고 봐도 좋다.

 

 

 


둘째, 발리에는 세계 최고의 음식들이 있다.

여기서 음식은 발리 전통 음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우붓의 이부오카 '바비굴링(통돼지구이)'이나 노띠 누리스의 '스페어립스', 꾸따의 가도가도, 마데스 와룽등은 아주 훌륭한 로컬 레스토랑이다. 그러나 발리에 세계 최고의 음식이 있다는 것은 코스모폴리탄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즉 전 세계 최고의 음식을 발리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저렴한 가격에.

일본인에게 아주 인기가 있는 식도락 여행지가 발리라고 하는 것은 발리의 특성을 일본인들이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의 신혼여행객들도 자유시간을 이용하여  꾸따, 르기안, 스미냑쪽으로 나가서 미쉘린이 검증한 쉐프의 음식을 드셔보시라. 프랑스,이탈리아,그리스, 일본, 중국 요리등 최고의 요리가 발리에 있다. 또는 당신이 묵고 있는 호텔의 레스토랑을 주시하는 것도 좋다. 콘래드의 '스파이스(spice)' 포시즌의 '아융 테라스', 르기안의 '더 레스토랑', 리츠칼튼의 '파디(padi), 아마누사의 레스토랑, 오베로이의 '꾸라꾸라 (kura kura)등은 진정 최고의 레스토랑들이다.

로터스의 딤섬

 

 

 

셋째, 발리에는 흥겨운 나이트라이프가 있다.

불행하게도 2005년 비극적인 발리 테러사건이 있었지만 지금 발리는 다시 과거의 넘치는 밤의 에너지를 완전히 회복한 상태다. '하드락 카페'와 같은 브랜치 레스토랑을 위시하여 '산타페', 'Q바', '리퀴드'와 같은 소박한 장소들이 밤만 되면 여행자들로 넘쳐난다. 무슨 거대한 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고 라이브 뮤직을 하거나 디제이가 음악을 틀어주는 정도의 분위기에도 사람들이 맥주 한 병을 들고 선체로 흠뻑 기분에 취할 수 있는 밤의 문화를, 안전을 이유로 호텔방에서 얌전히 지낸다는 것은 그다지 권할 여행 자세는 아니다.

발리에는 이런 흥겨운 바와 나이트클럽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바다를 마치 자신들의 소품인양 쓰고 있는 최고의 바와 카페, 음식점도 아주 중요한 나이트라이프를 형성하는 것들이다. 이미 발리 보다 더 유명해진 스미냑의 '쿠테타'라든가 마당의 멋진 풀장이 인상적인 '후'등은 안전에 민감한 사람이라도 택시를 빌려타고 반드시 가보아야 할 발리의 명소들이다.

 

쿠테타

 

 


넷째, 쇼핑과 액티비티가 있다.

꾸따 거리는 물론 발리의 대형 백화점 어디에서도 여행자들은 이른바 명품이라고 불리는 유명한 브랜드 샾들을 본다. 베르사체, 구찌, 뤼비똥, 알마니등. 그런데 가격을 보면 믿기지 않을 만큼 싸다. 바로 언더라이센스 제품이기 때문이다. 즉 메이드 인 인도네시아다.

그런 부분에 찜찜해 한다면 발리의 토산품을 즐기면 된다. 그러나 저렴한 동남아시아의 인건비가 브랜드 가격의 거품을 제거한 것이라고 받아들인다면 여행자의 귀국 가방은 쇼핑 물품으로 인해 한 개가 더 늘어나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폴로 브랜드는, 거의 한국의 1/3에도 미치지 않는 가격이다.

여행지가 우붓이라면 원색의 그림도 좋고, 조각품도 멋진 쇼핑 아이템이 될 것이다. '바이 더 씨'나 '울루와투'와 같은 발리 브랜드 옷들은 발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검증 받은 물품들이다.

발리 래프팅이나 사이클링등은 발리 놀거리 항목에 꼭 추천하는 메뉴들이다.

 

 

 

다섯째, 발리에는 발리만의 문화와 자연이 있다.

기자는 발리를 여행자의 늪이라고 정의했다. 늪이 사람을 빨아들이 듯이 발리도 사람을 빨아들인다. 발리의 문화와 자연이 그러한 마력의 발산처이다.

인도네시아 본섬과는 달리 힌두교를 믿고 있는 발리의 독특한 신앙은 토착적인 샤머니즘을 힌두이즘과 융화 시켜서 발리만의 모습으로 변형시켰다. 발리의 신앙은 사당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발리의 집, 거리, 생활 곳곳에 스며 있다. 거리가 막히면 그 마을에 제사가 있는 것이고, 머리에 제물을 이고 지나가는 발리의 여인이나 그들의 신에게 경건한 기도를 하는 사람들을 여행자는 수시로 맞닥뜨린다. 그리고 밤이면 울리는 호텔의 린딕 소리...

 

 

발리의 계단식 논은 어떠한가. 벼이삭과 함께 대지의 생명이 자라고 있는 발리의 논은 경건하기까지 하다. 만일 발리의 바다에서 녹색의 기대를 느끼지 못했다면 아마도 완벽한 녹색의 미학은 발리의 논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반드시 시간을 내서 우붓을 방문해보라. 발리의 문화와 자연이 한꺼번에 그곳에 있다.